시큐리티즈

거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블랙록은 이 분야의 선도적인 기업 시큐리타이즈(Securitize)에 대한 4700만 달러 상당의 전략적 투자 라운드를 주도한 것이다.

이번 투자는 블랙록이 자본시장 인프라 변혁을 추구함에 따라, 이들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 실물자산(RWA) 토큰화를 더욱 채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에 따라 블랙록의 글로벌 전략 파트너십 책임자 조셉 찰롬은 시큐리타이즈의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다.

찰롬에 따르면, “시큐리타이즈에 대한 이번 투자는 디지털 자산 전략을 발전시키는 또 다른 발걸음”이라고 한다.

시큐리타이즈는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여 주식, 채권, 부동산, 뮤추얼 펀드 같은 전통자산을 토큰화하는 전문 기업이며, 이번 투자는 이들의 미션을 추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투자의 또 다른 참여자에는 해밀턴 레인, 파라파이 캐피탈, 트레이드웹 마켓, 그리고 서클과 팍소스 같은 블록체인 기업도 포함된다.

토큰화, 기존 자산 거래 방식을 개선

그렇다면 ‘토큰화(Tokenization)’란 정확히 무엇이며, 블랙록은 왜 그토록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쉽게 말하자면, 이는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이나 디지털 장부에 디지털 토큰으로 발행하는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이렇게 발행된 토큰은 쉽게 거래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기존 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혜택이 제공된다. 이를 테면 24시간 접근성, 빠른 거래 속도, 실시간 결제, 자동화된 규정 준수, 부분적 소유권 같은 혜택이 제공된다.

시큐리타이즈 공동설립자이자 CEO 카를로스 도밍고는 “금융 미래를 혁신할 블록체인 기술의 강력한 잠재력”에 대한 찬사를 아낌없이 표출했다. 그는 이러한 자산 토큰화는 오늘날 웹3 공간에서 매우 유망한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다른 투자자들은 토큰화가 유동성을 제공하고, 투자 기회를 보다 더 민주적으로 만드는데 혁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큐리타이즈와 함께 비들(BUIDL)을 출시한 블랙록

블랙록

이번 시큐리타이즈 투자는 블랙록의 첫 번째 토큰화 펀드 출시와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었다. 블랙록은 얼마 전에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토큰화 펀드 비들(BUIDL, BlackRock USD Institutional Digital Lquidity)을 발행한 바 있다.

비들은 시큐리타이즈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추진되었으며, 현재 투자자들은 이를 구매할 수 있다. 이는 미국 달러와 페깅을 유지하는 스테이블코인 역할을 하며, 그에 따라 1달러 고정 가치를 추구한다. 투자자는 1달러당 BUIDL 한 개를 얻게 되며, 해당 자금은 현금, 미국 국채, 환매조건부채권에 투자하게 된다.

이 펀드 규모는 현재 3억 7500만 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매일 새로운 BUIDL 토큰으로 수익을 얻게 된다. 이 토큰은 블랙록의 심사를 받은 다른 투자자에게 언제든지 송금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BUIDL 펀드의 최소 투자 금액은 최소 500만 달러에 달한다.

도밍고는 포춘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같은 작은 회사가 블랙록과 협업하기까지는 실로 엄청난 여정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이번 파트너십은 장기적인 전략적 관계로 이어질 수 있는 신호가 될 겁니다.”

한편 이번 투자에 참여한 또 다른 금융회사 해밀턴 레인은 자체 펀드 SCOPE를 토큰화하기 위해 시큐리타이즈와 제휴한 바 있으며, “그동안 접근성 떨어졌던 시장을 더 많은 투자자에게 개방하는 새로운 계획”을 통해 계속 협업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시큐리타이즈, 블랙록 같은 대기업 유치 위해 규정 준수에 올인

토큰화 트렌드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한 가운데, 시큐리타이즈는 진작에 규정 준수에 초점을 두고 기존 금융규제에 부합함에 따라,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금융산업규제당국에서 발행한 브로커딜러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미등록자산으로 간주될 수 있는 불분명한 자산을 피하기 위해 규제당국의 승낙을 얻은 증권을 중심적으로 다루었다.

도밍고는 “저는 가치 있는 상품과 함께 실질적인 사업을 운영해 왔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야심 찬 주장만을 내세우는 다른 스타트업과는 다른 점을 부각했다.

이처럼 규제당국의 감시에서 안전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자 하는 노력은 시큐리타이즈가 블랙록과 해밀턴 레인 같은 대형 파트너십을 구축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실제로 이 회사는 KKR과 함께 토큰화된 펀드를 발행한 바 있으며, 심지어는 자체적인 대체 자산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도밍고는 시큐리타이즈가 앞으로 추가 라이선스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SEC(미국증권거래위원회)의 ‘특수목적 브로커딜러’ 라이선스를 획득하면, 더 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웹2 고객을 위한 서비스

도밍고의 관점에서 토큰화된 상품은 전통금융과 디파이 사이의 격차를 연결하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머니마켓펀드 같이 확립된 투자 수단을 웹3과 블록체인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마치 블랙록이 BUIDL을 출시했던 것처럼 말이다.

반대로 토큰화를 사용하여 디파이 상품을 웹2 고객에게 제공하면, 더 큰 기회를 누리게 될 것이다. 이를 테면, 고수익 사모신용펀드를 웹2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법이 있다.

“토큰화는 효율적인 부분 소유권을 허용하고, 다양한 투자자와 증권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민주화를 가능하게 합니다”라고 도밍고는 설명했다.

특히 적은 비용과 높은 유동성, 낮은 최소 투자 금액은 그동안 부유한 개인과 기관만 가능했던 투자수단에 대한 접근성을 크게 높이게 된다.

토큰화의 매력에 대한 메시지를 보내는 블랙록

토큰화 트렌드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그리고 시큐리타이즈와 블랙록의 기념비적인 협력은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 기술의 만남이 제공하는 무한한 잠재력을 우리 모두가 가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블랙록은 시큐리타이즈와 파트너십 관계로 시작하여, 이제는 큰 자본을 쏟아붓게 되었으며, 이러한 변화는 한 가지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토큰화는 더 이상 실험적인 단계가 아니라, 세계 금융 시스템의 미래를 향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이다.

“지난 수년 동안, 우리는 기술스택을 연마하고 작업했으며, 모든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규제를 준수했습니다.”라고 도밍고는 말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운용사와의 협력으로 이어졌고, 역사상 가장 거대한 토큰화된 펀드를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실로 대단한 성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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